#에드센스 어린이날 뒷북 +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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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구고마/Seize the Day

어린이날 뒷북 +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때

by 앨리의 구고마 2020.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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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주제는 생각나면 바로바로 쓰는 편인데

일상 주제는 쓰고싶은 날이 있다.

 

그래서 원래 이 이야기에 어린이날에 쓰려고 했지만 

나의 똑똑한 친구들이 어린이의 기준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신박한 논리를 펼치는 바람에

어제 신이나서 글을 쓰다 너무 길어졌다.

 

그래서 결국 이 글은 뒷북치는 글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재미로 하는 블로그이기때문에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날짜가 중요하리오...

 

 

오늘만큼은 어린이가 되고싶은 사람의 자기 합리화 방법/ 어린이날 유래

오늘은 궁금한건 참을 수 없는 앨리가 아닌 어린이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이로써 오랜만에 일상적인 글을 써보려고 한다. 사실 오늘도 어린이 날의 유래가 궁금해서 살짝 찾아보긴 했다. 어린이날은 독립운동가이자..

happysinisini.tistory.com

 

그래서 내가 오늘 나누고픈 경험은 바로

언제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는지이다.

(사실 별거 없어서 서론이 너무 장황한 듯 하다. 횡~~)

 


 

① 중학교를 들어가고 맞이한 첫 어린이날

 

초등학교를 다니며 내가 제일 부러워했던 친구들은

 

1. 부모님이 교사라 부모님이랑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

2. 성적 잘 받으면 부모님이 원하는 거 사주는 친구들이었다.

 

일단 1번은 내가 원하는데로 되는게 아니니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2번을 하기 위해 부모님을 몇 번을 꼬시고 꼬셔봤지만 항상 아빠가 하는말

"성적을 잘 받으면 아빠가 좋은게 아니라 딸이 좋은건데 아빠가 선물을 왜 사주니"

 

아빠는 정말 엄하지도 않고 코를 골지만 않으면 나의 이상형일 만큼 정말 좋은 분이시다.

지금까지 한번도 때린적도 없고, 심지어 잔소리라곤 한 번도 안했다.

왜냐면 우리집의 잔소리 담당은 엄마였기 때문이다.

어느 집이나 부모님 중 둘 중 한명은 잔소리담당이로 한 명은 아이 감싸기 담당인건 비슷하더라.

 

심지어 필자의 부모님은 심지어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항상 책을 주시거나 박물관 견학을 갔다.

그때는 그게 너무 싫었다.

나도 다른 친구들처럼 장난감을 가지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나에게 피와 살이 되었고

그 시절이 너무 그립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때문에 내가 원하는 장난감을 가질 수 있는 날은 내 생일과 어린이 날 뿐이었는데

이제 나는 어린이가 아니니깐 선물을 안 준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선물이 이제 반으로 줄게 된 것이다.

 

닌텐도 칩도 종류별로 모으고 있었는데...

그 뒤로 몇 개의 칩으로 게임하다가 질려 닌텐도를 그냥 사촌동생한테 줬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내가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때 처음으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②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핸드폰을 바꾸러 갔을 때

 

지금까지는 핸드폰을 바꾸면 당연히 아빠가 결제하고 요금도 아빠 통장에서 자동이체가 되었다.

정말 핸드폰을 열심히 사용하기만 했지, 결제에 관한 문제는 내 관할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학교 입시가 끝나고 핸드폰을 바꾸면서 아빠가 하는말,

이게 아빠가 바꿔주는 마지막 핸드폰이다.

 

아니 이게 왠 날벼락.

이럴 줄 알았으면 제일 최신에, 제일 비싼 폰으로 바꿀걸.

 

쫌 있으면 보험금도 나한테 내라고 할 것 같았다.

열심히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③ 알감자의 부모님을 뵈러갔을 때

 

나한테는 고등학교때부터 볼 꼴, 못볼 꼴 다 본 알감자라는 짝꿍이 있다.

 

알감자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메이플 스토리에서 '엘리의 구고마'라는 부케를 데리고 나니는 녀석을 찾아보기 바란다.

(이 와중에 앨리의 스펠링을 틀리다니.)

그런데 이름을 바꾸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아직 이름을 안바꿔주고 있어서

내가 블로그 이름을 바꾸는게 빠를듯 하다.

 

메이플스토리 제논

 

어짜피 우리가 다닌 고등학교는 한 학년이 100명도 안되게 적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했기때문에

부모님과 학생들은 서로를 잘 알았고

당연히 나도 알감자의 어머니를 몇 번 뵌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한테 알감자의 어머니는 친구 엄마같은 편안한 느낌이었다.

 

어느날 알감자의 아버지께서 나를 보고싶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알감자 아버지랑만 식사하는 줄 알았는데

나를 데리러 온 차에는 알감자의 엄마와 누나까지 온 가족이 다 타고있었다.

그리고 엄청 근사한 식당에 소고기를 먹으러 갔다.

 

그런데 얘기를 하다가 아버님께서 갑자기 알감자를 나한테 빨리 보내버려야 겠다고 하셨다.

그 뒤로 미래 계획에 관해 폭풍 진도가 났다.

체할뻔했다.

한 번도 알감자랑 떨어진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은 또 없다.

 

처음으로 나의 결혼에 대해서 생각할때,

내가 어른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④ 처음으로 돈을 벌었을 때

 

정말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알바를 절대 못하게하셨다.

 

자력으로 일해서 돈을 벌어보는게 소원이었던 나는

대학교 1학년 여름 방학때 처음으로 아빠 회사 동료 아들의 수학 과외를 하게 되었다.

토익 학원이랑 거리가 가까워서 과외 장소로 딱 좋았다.

 

그런데 여름이라 몇 걸음 되지도 않는데 땀이 그렇게 났다.

이틀에 한 번은 인상 좋아보이신다는 뻔한 레파토리를 가진

도를 아십니까가 달라붙어서 이동하는 내내 나를 귀찮게 했다.

 

수업 준비하는것도 오래 걸렸다.

내가 처음 맡는 학생이다 보니까 그 아이의 성적을 내가 책임져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엄마가 모셔둔 내 중학교 문제집까지 뒤져가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아무리 과외라도 준비시간까지 하면 최저시급이 겨우 나왔다.

돈버는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책임감이라는게 이렇게 큰 지 몰랐다.

 

이때 나는 처음으로 내가 사회의 구성원이 된 것 처럼 느꼈다.

아빠는 30년동안 같은 회사에서 이렇게 일했구나

돈을 벌기가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때부터 아빠가 주시는 용돈을 저금하기 시작했다.

 


 

어제 어떤 댓글에서

어릴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싶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니까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글을 봤다.

 

지옥같았던 고등학교 생활을 할때

엄마는 고등학생이 내가 부럽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시절이 너무 그립다.

그래서 어제 댓글에 답글을 다는데 눈물이 날뻔 했다.

 

벗님들은 어떨 때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셨는지 궁금하네요.

같이 경험을 공유해보면 재밌을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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